관리 메뉴

비오의 쉼터

왕둥굴레(울릉도, 2009.5.13.) 본문

[♡ 나의 발자취 ♡]/▶풀꽃 나무꽃

왕둥굴레(울릉도, 2009.5.13.)

자유인ebo 2009. 6. 5. 19:53

 

왕둥굴레(백합과), 울릉도. 2009.5.13. [큰둥굴레]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원통 모양의 뿌리줄기가 옆으로 벋으며, 높이 30~70cm 정도로 자라는 줄기는 윗부분이 둥글게 휘어지고, 줄기양쪽으로 어긋나는 긴 타원형 잎은 잎자루가 없다.

꽃은 5~6월에 잎겨드랑이에 종 모양의 백록색 꽃이 1~2개씩 매달려 피고, 콩알만한 둥근 열매는 9~10월에 검은 색으로 익으며, 봄철에 어린잎과 함께 뿌리줄기를 나물로 먹는다.

 

 

 

산 속의 집 
                              임혜신

둥굴레차를 마시러 찻집에 갔어요
이 십 년 전 그 사람이 노래를 부른다는
찻집을 찾아 산으로 갔어요
비탈길처럼 나무계단은 낡아서 삐꺽거렸지만
그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나는 차를 마셨어요
이제 나는 마흔 둘 인데
당신은 몇 살이죠?
먼 산 빛처럼 가슴에 잡히지 않는
그의 나이는 푸른빛이었어요
산줄기처럼 멀고 아득한 빛이었어요.

 

 

 

 

둥굴레차를 마시러 산으로 갔어요
산 속에 집을 짓고 그 사람이
노래를 부른다는 곳으로 갔어요
노래도 끝나고
찻잔도 비었으므로
일어서면서 나는 물었어요
이 십 년이 또 흐르면 당신은
몇 살이죠? 

 

 

 

 

깊은 산 속에선
시간도 흐르지 못한다고
은방울꽃으로 피어있거나
참나무 그늘에 흥건히 고여 있거나
폭포아래 목욕을 하기도 하는 이들을
아직 못 보았느냐고
영원히 산 속에 갇혀버린 세월을
아직 보지 못했느냐고
그 사람은 가을바람처럼 숭숭한 웃음으로

둥굴에차에 취한 내 등을
훌훌 내몰았어요.
 

 

- 자유인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