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비오의 쉼터

도일봉(경기 양평, 2008.2.27.) 864m 본문

[♡ 나의 발자취 ♡]/▶山行

도일봉(경기 양평, 2008.2.27.) 864m

자유인ebo 2008. 2. 26. 11:45

 

 

 도일봉(경기 양평, 2008.2.27)864m 

소  재 지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 단월면.     /     산행인원 :  광옥, 종운, 선태, 병수, 나(5명)     /   산행시간 : 약 4시간 30분

산행코스 : 중원리주차장 - 중원폭포 - 합수곡삼거리 - 먹뱅이골 - 830봉 - 도일봉(정상) - 안부삼거리 -  계곡삼거리 - 주차장

 

 

 

"해발 864m의 도일봉은 한강기맥이 마지막 기를 세워 올려 솟구친 용문산 북동쪽으로 뻗은 산줄기의 동쪽 끝에 위치한 산으로써 용문산, 백운봉, 중원산의 산세와 더불어 웅장한 절경을 이루고 있으며 항상 풍부한 수량과 담과 소를 이루며 사시사철 아름다운 계곡을 이루고 있는 중원계곡의 기암이 울창한 수림과 어우러져 수려한 계곡미를 함께 볼 수 있는 산이다. 

 

정상 암봉에 서면 사방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데 북으로는 봉미산과 그 너머로 소리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중계소가 자리잡고 있는 용문산 정상과 백운봉, 폭산, 용문봉 등이 시원스럽게 바라보인다. 그리고 남서쪽 건너편에는 중원산이 우뚝 솟아 있고 남쪽 아래에는 중원리 일대가 한폭의 그림같이 아름답게 내려다보이고 있다.

 

산행은 신점리 조계골입구와 중원2리 버스종점에서 시작할 수가 있으며 중원리에서 시작할 때는 중원폭포를 지나 치마폭포에 이르기전 삼거리에서 우측 능선으로 올라 암릉을 타고 도일봉 정상에 오른 다음 북서릉을 타고 싸리재로 이동한 후 남쪽 중원계곡으로 내려오면 된다. 중원산은 신점리 조계골입구에서 시작하여 용계계곡으로 올라 너덜지대를 거쳐 중원산 정상에 오른다음 북릉을 타고 싸리재로 진행하다가 싸리재에서 중원계곡으로 하산하면 된다." - 진혁진의 백두대간과 산행정보에서 -

 

<중원리 주차장>

중원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틀전에 눈이 왔었는데도 주차장에는 자동차 바퀴자국이 별로 없고 맑은날씨라 했빛에 반사되어 주차장 바닥은 눈이 부시게 깨끗하다. 발자욱을 남기기가 좀 미안한 마음마져...

 

<주차장에서 계곡방향 등산로 입구>

왠지 길이 깨끗하고 사람들의 흔적이 적다 했더니 입산금지라고 했다. 그렀다고 돌아서기에는 아쉬워서 주위들 둘러보니 산불감시원인 듯 한 사람이 있어 질문을 던지니 입산통제는 다른분들이 담당하고 있으나 아직 출근을 하지 않았으니 불조심하고 안전하게 다녀오라고 한다.

 

  

<중원계곡 다리와 고운 눈>

입구에 들어서니 계곡을 가로지르는 멋진 다리가 있었고 다리위에는 하얀 융단을 깔아놓은 듯 깨끗한 눈이 우리를 반긴다.

계곡 음지에는 짐승조차 밟지않은 고운 눈이 소복소복 쌓여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고 푸근함과 편안함을 안겨준다. 

 

<중원폭포>

계곡을 조금 올라가니 중원폭포가 있었다.

폭포라 하면 그래도 좀 높고 웅장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지만 이곳 중원폭포는 높이가 겨우 2~3m정도로 보인다.

그러나 겨울철인 지금도 수량이 많은 것을 보면, '여름철에는 정말 계곡이 시원하겠다' 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지만 우리보다 앞선 발자욱은 겨우 4~5명의 발자욱정도로 보인다.

입산을 통제한 탓인지 아니면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지않아서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좀 더 올라가면 아예 발자국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된다.

 

합수정 삼거리에서 도일봉2.7km를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입한다.

그런데 여기는 모두 초행길이고 더군다나 엇그제 눈이와서 길을 모두 하얏게 덮어놓았는데 앞선 발자국이 하나도 없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나타났다.

 

 

삼거리에서 약 20여분간 오르니 등산로 구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동안 가끔 보이던 리본도 보이지 않고 길이라고 여겨지는 곳들이 헷갈린다.

어쩔 수 없이 대충 눈짐작으로 능선을 향하여 나아가는 수 밖에... 능선에 길이 있을듯 싶어 올라가보니 길은 보이지 않고 또 봉우리가 나타난다.

여기서 눈에 뜨이는 것은 능선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쭉쭉뻗은 붉은 소나무가 많았으며 순간 남대문 복원에 이 소나무도 한몫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눈덮인 암벽을 사생결단 오를 수 밖에...

 

 

비탈길로 오르니 눈과 낙엽이 같이 미끄러져 더 힘이 들었다.

그래서 암릉을 이용하는 것이 더 쉬을 듯 해서 바위를 타기 시작했고 바위길 또한 만만치가 않다.

뽀쪽한 칼바위 능선이라고 해야할 정도로 불안하고 위험한 곳이 여러곳 나타났으며, 그렇지만 이 암릉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빼어나게 아름다웠으며, 바위틈에서 아름들이로 자란 멋진 소나무와, 생을 다한 고사목 또한 나름대로 '예전에는 나도 건장했노라' 하며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정말 허부고 �고 올라와서 이제 길을 찾았다.

노란색 붉은색 리본도 보이고 길이 확실하다 반가움과 안도의 숨을 내쉬며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을 훑어보니 정상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이 정상으로 향하는 방향이고 정상 바로 옆에는 송신안테나인듯한 안테나가 세워져 있었다.

 

                          정상을 향하는 암릉길...

 

정상을 지척에 두고 오르는 암벽, 두 가닦의 밧줄이 오름길을 도와주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밧줄을 잡고 올라서니 바로 정상표시석이 나타났다.

지금 보이는 표시석 아래의 바자국은 우리가 밟은 자국이고 우리가 올라서니 사람의 발자국은 전혀 없었다.

짐승의 바자욱이 여러개 있었는데 아마도 노루의 발바국으로 추정된다.

합수정 삼거리에서 5분정도 올라왔을 때 갑자기 부시럭 하는 소리에 쳐다보니 큰 염소만한 노루 한마리가 산위를 향해 뛰는 것을 보았다.

 

    

   ▲ 정상에서 내려다본 안테나 봉우리           ▲ 짐승의 발자국만이 보이는 정상          ▲ 정상에서 서남방향에 위치한 중원산

 

                      ▲ 멀리 좌측 뾰쪽한 봉우리가  백운봉(936m),       ▲  중앙에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가 용문산(1157m) 

 

  

                ▲  소리산 방향                                     ▲   매봉산 방향                                       ▲   향소리 방향

  

정상에서 싸리재 방향으로 하산하는 등산로 온통 바람에 날린 눈이 쌓여있어 깊이를 알 수 없었고 대충 발을 담그며 미끄러지다시피 하며 내려갔다.

 

산행계획은 싸리재로 내려갈 예정이었으나 여기까지 오면서 많이 헤멨고 앞길을 예상할 수 없는지라 더이상 시간투자하지 말고 여기서 내려가자고 한다. 조금의 아쉬움은 있으나 궂이 고집부릴 상황이 아니다.

 

반쯤 스키를 타면서 내려가는 일행들...

 

  

이제 염려되는 길은 다 내려왔다.

느긋한 마음으로 잠시 쉬면서사진도 찍고, 이번 겨울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설경을 감상한다.  

 

하산길 아쉬움에 뒤돌아 본 싸리재 방향

 

잘 다듬어진 중원폭포옆 나무로 만든 통행로

 

 

  ▲ 2단으로 이루어진 중원폭포의 소                                          ▲ 중원폭포의 전경 

 

등산때는 눈이 소복이 쌓여있던 다리가 하산하는 지금은 모두 녹았다.

 

<정자앞 산행입구 중원주차장이다.>

이번 산행에서 많은 것을 경험했다.

겨울에 눈쌓인 산행을 여러번 하기는 했지만 모두가 앞선 등산인들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고, 이번 산행은 눈이 온 뒤라지만 우리보다 먼저길을 만들어 놓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빗나갔었으며, 여기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된다는 것, 그리고 눈의 깊이가 발목아래정도로 앝은 것에 얕보고 스페츠가 있었음에도 조금만가면 되겠지...하는 생각에 착용하지 않아 경사면에 미끄러지면서 신발속에 오물과 눈이 많이 들어갔었다는 것, 그리고 더 크게 깨닳은 것은 등산장비의 기능을 무시해서는 절대로 안되겠다는 것이다.

서울근교 산에 주로 다녔고 바위산을 많이 다녔기에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이번 산행에서 흔히 말하는 고어택스 방수신발을 착용하지 않은 탓에 신발이 젖은 것은 물론이고 양말까지 모두 젖었다.

다행이 날씨가 춥지가 않아서 견딜 수는 있었지만 나와 또 한 친구는 신발의 기능성에대한 특히 방수화가 절실히 필요함을 몸소 경험한 산행으로 길이 기억에 남을것이다.

 

 

 

 

설산(雪山)  

                                     이청화


얼어서 간다
오를수록 높아지는 설산(雪山)은
속된 발을 거부하는 바위와 얼음뿐이지만
늘 새순이 돋은 인동 넌출아
네 뿌리를 받드는 내 피는 아직 정결하다
뻗어라 뻗어라 뻗어라
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명(無明)한 굴 속
천 번 만 번 굴러서 겨우 만난 인생을
어찌 아무 곳에나 널브러져 살겠느냐
낙화 한 잎만 얹혀도
슬픈 소리로 길게 우는 목숨의 현(絃)과
벌레 우글대는 일상의 감옥
거기 탈출을 노래한 입이 싹틔운 넌출아
너의 도전을 용납치 않는
저 끝없는 눈사태의
그 무서운 눈에도 안 묻히는 길을 내어
해탈의 모습을 한 정상으로 가라
마침내 그 꼭대기 우뚝 서서
내 눈보다 더 흰 것이 되고
산 보다 더 높은 것이 되어야 하느니
절벽과 추위에 신음하는 것아
올라라 올라라
설산(雪山).

 

- 도일봉에서... 2008.2.27. 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