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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덕산, 2007.10.3.) 본문

[♡ 나의 발자취 ♡]/▶풀꽃 나무꽃

물봉선(덕산, 2007.10.3.)

자유인ebo 2007. 10. 8. 12:36

 

물봉선(봉선화과), 덕산, 2007.10.3.

[불봉숭] [물봉숭아]

 


산골짜기 냇가나 습지에서 자라고, 높이 40~80cm 정도며 줄기는 붉은색 반점이 있고 마디가 통통하게 튀어나오며 가지를 친다. 잎은 넓은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꽃은 8~9월에 고깔모양의 홍자색 꽃이 피고 꽃잎 뒤쪽에 길다란 꿀주머니는 끝 부분이 안쪽으로 말린다. 열매는 바소꼴의 삭과이고 익으면 터지면서 씨가 튀어나간다.

 

 

 

 

 

 

 

 

 

 

 

물봉선의 고백

                         이원규   


내 이름은 물봉선입니다
그대가 칠선계곡의 소슬바람으로 다가오면
나는야 버선발, 버선발의 물봉선

 

그대가 백무동의 산안개로 내리면
나는야 속눈썹에 이슬이 맺힌 산처녀가 되고

 

실상사의 새벽예불 소리로 오면
졸다 깨어 합장하는 아직 어린 행자승이 됩니다.

 

하지만 그대가
풍문 속의 포크레인으로 다가오고
소문 속의 레미콘으로 달려오면
나는야 잽싸게 꽃씨를 퍼뜨리며
차라리 동반 자살을 꿈꾸는 독초 아닌 독초

 

날 건드리지 마세요

 

나비들이 날아와 잠시 어우르고 가듯이
휘파람이나 불며 그냥 가세요 

 

행여 그대가
딴 마음을 먹을까봐
댐의 이름으로 올까봐
내가 먼저
손톱 발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며
맹세를 합니다 첫눈을 기다립니다 

 

내 이름은 물봉선

 

여전히 젖은 맨발의 물봉숭아 꽃입니다

 

 

- 자유인 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