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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의 쉼터

붉나무(수락산, 2007. 8. 29.) 본문

[♡ 나의 발자취 ♡]/▶풀꽃 나무꽃

붉나무(수락산, 2007. 8. 29.)

자유인ebo 2007. 9. 3. 15:49

 

붉나무(옻나무과), 수락산, 2007. 8. 29.)

[오배자나무] [굴나무] [뿔나무] [불나무] [염부목]

 


산지에서 자라며 옻나무에 속하지만 독성은 없다고, 높이 3m 내외이다.

꽃은 노란빛을 띤 흰색이며 2가화로 줄기 끝 잎겨드랑이에서 원추꽃차례로 달리며, 꽃이삭에 털이 있다. 

열매는 노란빛을 띤 붉은색이며 편구형 핵과로서 10월에 익는데 열매의 겉에는 흰색의 물질이 소금처럼 생긴다.

 

염부목이라 함은 열매의 겉에 흰색의 물질이 소름처럼생기고 그 맛이 시고 짜다해서다.

오배자(五倍子)라 함은 잎자루 날개에 진딧물의 1종이 기생하여 벌레혹을 만드는데 이것을 오배자라 하고, 벌레혹 안에는 날개가 달린 암벌레 1만 마리 내외가 들어 있다.

 

가을에 붉나무의 단풍은 아주 빨갛게 물든다.

 

 

 

붉나무

                      박남주


무단 가택 침입죄
그래 용서하마
기꺼이 내어준 집에 들어앉아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오지 말아라
한쪽으로 떼어준 팔 하나만 차지하고
더 이상 욕심은 내지 말아라
새끼 키우고 잘 살아 보겠다는 그 모성
누가 말리겠느냐

 

누군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주위를 둘러본다
문득 곁에 서 있는 붉나무를 들여다본다
벌레혹이 잔뜩 붙어 있다
주인 허락 없이 멋대로 산란한 진딧물 유충에
잔뜩 성이 났다고
붉나무 몸뚱이가 벌겋게 부풀어올랐다
스스로 제 몸을 보호하겠다고
아무도 가까이 오지 말라고
철통 방위태세를 갖추었다는데

 

그런 붉나무 중얼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귀에 쟁쟁한지.

  

 

  

 

 

 

 

가을에 단풍이 들면 눈부실 정도로 붉게물든다.

 

 

 

 

 

 

 

 

 

붉나무 아래에서

                                    곽진구

 

밥 타는 냄새가 난다, 붉나무 붉은 단풍
단풍나무보다 더 붉게
슬픔이 통째로 끓고 있는 붉은 가마솥을 걸쳐놓고
잎을 뒤척이며 밥을 태우고 있다
앞산 생기고 앞산 숲길로 난 샛길을 걸으며
유독 홀로 되어 홀로 다니는 구름 같은 사람만이
나무 아래에 앉아 밥 한 술을 뜬다
슬픔 한 그릇, 구수한 밥에 말아 훌훌 들이킨다
나무는 나의 눈이 붉은 것들로 가득 차고 나서야
하산하리란 것쯤은 잘 알고 있다
한 상(床) 거나하게 차려주고 등을 떠밀 것이다
하루에 한번씩 앞날의 보지 말 것, 보이지 말아야할 것까지
때론 그것이 내 사주(四柱) 가운데 하나인
나이 들어 귀인(貴人) 드는 행운을 의미한 것일지 모를지라도
내 팔자(八字)는 지금 하팔자(下八字), 그 하(下)를
지우기에 여념이 없다
속 끓고 사는 것이 어디 너뿐이랴
나무는 바람도 없는데
잎 가운데에서 참 잘 울 것 같은 붉은 잎 하나를
뚝, 떼어 내 손등에 떨어트린다

 

 

 

- 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