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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의 쉼터
제비꽃(월곡동, 2007.4.9.) 본문
제비꽃(월곡동, 2007.4.9.)
쌍떡잎식물 측막태좌목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다른이름 : 장수꽃·병아리꽃·오랑캐꽃·씨름꽃·앉은뱅이꽃·자화지정
들에서 흔히 자라고 높이 10cm 내외, 원줄기가 없고 뿌리에서 긴 자루가 있는 잎이 자라서 옆
으로 비스듬히 퍼지며 잎은 긴 타원형 바소꼴,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이 진 다음 잎은 넓은 삼각형 바소꼴로 되고 잎자루의 윗부분에 날개가 자란다.
꽃은 4∼5월에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자라서 끝에 1개씩 옆을 향하여 달린다.
꽃빛깔은 짙은 붉은빛을 띤 자주색이고 꽃받침잎은 바소꼴이나 끝이 뾰족하며 부속체는 반원형
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꽃잎은 옆갈래조각에 털이 있으며 커다란 꿀주머니가 있다.
열매는 삭과로서 6월에 익는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풀 전체를 해독·소염·소종·지사·최토·이뇨 등의 효능이 있어 황달·간
염·수종 등에 쓰이며 향료로도 쓰인다고 한다.
그리스도교 시대에는 장미·백합과 함께 성모께 바치게 되었는데 장미는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백합
은 위엄을 나타내며 제비꽃은 성실과 겸손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꽃말은 겸양(謙讓)을 뜻하며, 흰제비꽃은 티없는 소박함을 나타내고 하늘색은 성모 마리아의 옷
색깔과 같으므로 성실·정절을 뜻하며 노란제비꽃은 농촌의 행복으로 표시하고 있다.
제비꽃
김윤자
이른 봄 들녘 끝자리
행인의 눈에 띌까
보랏빛 수줍음 물들이어
가슴 열어 핀 꽃.
꽃병에 꽂혀 본 적
화단에 심겨 본 적
없이
봄꽃이라 불리우는
그 한마디에
마음 열어 핀 꽃.
꽃송이 작으니
키라도 컸으면
줄기 짧으니
잎이라도 넓었으면
작음에
숨어 숨어 참빛 발하는
보랏빛 겸손.
제비꽃의 노래
고증식
그대 길목에 핀 나는
한 송이 외로운 들꽃이어요
바람 한 줄기에도 몸을 꺾어
보랏빛 가녀린 울음을 흩날리지만
어김없이 돌아와 다시 그 자릴 지키는
변치 않는 그대 그리움이어요
날 바라보는 당신의 눈길은
세월 따라
그대의 마음 따라 흔들리지만
보셔요 올해도 이렇게 불 밝혀선
여린 손길과 수줍은 나의 눈길
언제라도 다녀가셔요
힘겨운 그대의 작은 어깨가
봄 햇살 한 줌 품지 못하고 흔들릴 때도
아시잖아요
그대 눈길에 달려와 피었다가
그대 더운 숨결에 말없이 녹아드는
나는 한 떨기 제비꽃인 걸요
변치 않는 당신의 사랑인 걸요
제비꽃 연가
한휘준
내 가슴에 보일 듯 말듯 숨겨진 사랑
보라 빛 소박한 사랑 하나 있었습니다.
봄 처녀 흔들리어 살 풋 살 풋 부푼 가슴 드러나듯
봄바람에 알듯 말듯 애태운 사랑이었습니다.
졸졸졸 소리 높여 흐르는 시냇물처럼
사랑한다고 소리 높여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강변에 흐드러진 들꽃도 아니었습니다
풀숲에 고개 숙여 부끄러이 숨죽인 기다림이
강남 갔던 제비 돌아 올 때 고운님 하마 그리워
우물가에 보랏빛 저고리 단장 고름 물고서
방긋 방긋 미소 짓는 새색시 볼 붉은 사랑이라오.
보랏빛 저고리 고름 하얗게 헤어지도록
오신다던 님 기다리며 노을 지는 동구 밖 들녘 에서
보랏빛 제비꽃은 하얗게 그리움을 삼키고 있습니다.
제비꽃 이야기
최 해 춘
제비꽃 작은 입
오몰거리며
실바람에 묻어 온
소식 전할 때
논뚝길 따라 오신
님의 발자국
들꽃으로 소복히
피어 있었죠
눈 멀어 못 본것은
아니었지만
촉촉한 그리움을
토닥여 보려
짐짓 못 본 체
서성거리며
눈맞춤의 시간을
재고 있었소
그래도
풀섶에 가만히 앉아
제비꽃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건
기다림의 시간을
내려 놓고서
홀가분히 살고픈
앞 선 마음을
달래나 볼까하는
심사이지요
제비꽃
류시화
수레를 타고 가는 신부
옷자락을 잡아 당겼지
풀어지는 사랑
온 곳으로 돌아가는 길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에게로 가서
신부가 되리
제비꽃 연가
이 해인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 속엔
하늘이 출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세상은
아름다운 집이 됩니다
담담한 세월을
뜨겁게 안고 사는 나는
가장 작은 꽃이지만
가장 큰 기쁨을 키워 드리는
사랑꽃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삶을
온통 봄빛으로 채우기 위해
어둠 밑으로 뿌리내린 나
비오는 날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작은 시인이 되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십시오
- 월곡동에서, 2007.4.9. eb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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