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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안산식물원, 2010.1.2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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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안산식물원, 2010.1.28.)

자유인ebo 2010. 2. 5. 14:52

 

송악(두릅나무과) [담장나무] [큰잎담장나무] 2010.1.28. 안산식물원

 

 

 

 

 

 

 

 

 

 

 

 

 

 

 

남해 금산에서 송악을 보다

 

                      김종제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를 듣고
그 소원 들어주었으니
지금쯤 남해 금산(錦山)은
비단 단풍에 둘러싸여 있을 것이다
백팔번뇌의 발걸음 하나씩 버리면서
하늘로 올라가거나
땅으로 내려가거나
두 눈 부릅뜬 거인의 두개골 같은
쌍홍문이 그대를 맞이할지니
주문도 하지 말아라
돌문이 저절로 스르륵 열리면서
죄를 대신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와 같이
절벽에 사지가 묶인 송악을 보리라
볕 한 점 없이 그늘진 곳에서
네가 고통으로
구원하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돌속을 파고 들어가
바위와 한몸이 되어라 한다면
바람에게 새에게
그리고 저 계곡의 흘러가는 물에게도 
살점 다 내던져 주고
마침내 그토록 원하던 해골 뼈다귀로
천장 꼭대기까지 기어올라가
해수관음이 되어라
무심코 나를 실은 배 한 척
두둥실 미조 앞바다로 나아간다
금산 송악이라고 하니! 기필코 깨달아
보리(菩提)의 도를 이루리라

 

 

* 자유인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