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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의 쉼터

병물개암나무(홍릉, 2010.3.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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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물개암나무(홍릉, 2010.3.6.)

자유인ebo 2010. 3. 9. 15:21

 

병물개암나무(자작나무과) 2010.3.6. 홍릉수목원

 

자작나무과 (Betulaceae)-개암나무속 (Corylus)-병물개암나무 / 학명 Corylus sieboldiana var. brevirostris C.K.Schneid.

 

 

 

 

 

 

 

 

 

 

 

 

 

    

 

 

 

 

 

 

비오는 봄날
                         김영호


목까지 황사에 묻힌 개암나무
뚝뚝 그 숨가쁜 몸을 부러뜨려야 할 것 같다.
부러져 다시 일어서게 해야 할 것이다.

한 잎 가랑잎에
바삭바삭 깨지는 山 하나를 보아야 할 것 같다.

풀섶의 빗방울을 집어던져
목마른 바다를 만들고 싶다.

쨍그렁 깨어져야 되리라.
내 그림자를 물고 있는 유리창의 손에
마판을 꺾고
전봇대를 뽑아 올려야 할 것 같다.

어디로 든 뛰어들어야겠다.

뭉청뭉청 깨물어야 할 것이다.
목에 힘 있는 것을,

도시속 숨어사는 부엉이
커 튼을 드르륵 찍어 버리고
남산을 들어올려 남해 바다까지
던져야 할 것이다.

아니, 서해바다를 끌어들여
한 강을 묻어야 되겠다.

그 애를 생각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 자유인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