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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의 쉼터

문주란(선유도, 2009.10.21.) 본문

[♡ 나의 발자취 ♡]/▶풀꽃 나무꽃

문주란(선유도, 2009.10.21.)

자유인ebo 2009. 10. 28. 19:19

 

 

문주란(수선화과) 2009.10.21.

 

제주도 해안의 모래땅에서 자라는 늘푸른여러해살이풀이다. 짧은 원기둥 무양의 비늘줄기 끝에 좁은 피침형 잎이 모여 난다. 잎은 밑 부분이 잎집으로 되어 비늘줄기를 둘러싸고 사방으로 퍼지며 윗부분은 뒤로 젖혀진다. 잎은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주름이 진다.

 

꽃은 7~9월에 50~80cm 높이로 자란 꽃줄기 끝의 산형꽃차례에 흰색 꽃이 핀다. 6개의 가는 꽃잎조각은 뒤로 젖혀지며 향기가 짙다. 둥근 삭과열매는 가을에 익는다. 문주란이 무리를 이루어 자라는 제주도의 토끼섬은 천연기념물 19호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다.

 

 

 

문주란   
                 고 진 하


 뜨락에 핀 꽃들을 보며 훤한 대낮부터 곡차 한 사발씩 벌컥벌컥 들이켰다. 모두들 벌게진 눈길로 길쭉길쭉한 푸른 잎새들 사이에서 말 자지 같은 긴 꽃대를 하늘로 쑥 뽑아 올린 문주란을 감상하고 있는데, 훌떡 머리 벗겨진 중늙은이 居士가 문주란을 가리키며 이죽거렸다. 이년 저년 집적거리지 말고 문주란처럼 좆대를 하늘에다 꽂아, 하늘에다 말이야! 
 대머리 거사의 일갈 때문일까. 문주란이 놓여 있는 뜨락 위의 하늘이 어느 때보다 더 깊고 쨍쨍해보였다.

 

참고사항 : 작가세계 2002년 가을호

 

 

 

 

 

그리운 고향의 봄 
                     (宵火)고은영


잔설이 쌓인 일출봉 능선에
봄에 수선화 애처롭게 눈이 부시고
내 방 창가에서 내려다보던
5월이면 피던 노란  붓꽃
온통 사랑으로 물들어 있던 시절

여름에 지천으로
일출봉 들판에 피던 엉겅퀴 

문주란 흰 꽃에 코를 묻으면
황홀한 아드레날린이 솟아 올랐지

초등학교 화단에
작은 데이지 꽃과 금잔화
겨울에 비상하던 양어장 철새들
광활한 잔디밭을 가로질러 가면
양어장이 있었고 옆으로
내 키보다 더 큰 갈대가
여름부터 겨울까지 그리움 자극하고
한겨울 폭설 내리면
가끔은 길이 끊긴 일출봉
꿈에도 그런 아름다운 풍경은 보기 드물었지

눈 속에 피던 붉디 붉은 동백은
처연하도록 서러운 고향의 봄을 알리고
바다로부터 그 바다로부터 스멀스멀 도둑처럼 
아무도 몰래 슬그머니 봄이 왔지

20060326
 

 

* 자유인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