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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의 쉼터

누린내풀(북한산, 06.9.19.) 본문

[♡ 나의 발자취 ♡]/▶풀꽃 나무꽃

누린내풀(북한산, 06.9.19.)

자유인ebo 2006. 9. 25. 13:12

 

 

          누린내풀(북한산, 06.9.19.)

 

노린재풀이라고도 한다. 산과 들에서 자란다. 높이 약 1m이다. 전체에 짧은 털이 있고 불쾌한 냄새

가 난다. 줄기는 모나고 많이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넓은 달걀 모양이다. 길이 8∼13cm, 나비 4∼

8cm로 끝이 뾰족하고 밑은 둥글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잎자루 길이는 1∼4cm이다.

 

 

7∼8월에 하늘색을 띤 자주색 꽃이 피는데 줄기와 가지 끝에 원뿔형으로 달린다. 각 잎겨드랑이의

꽃이삭에는 긴 꽃대가 있다. 꽃받침은 종 모양이며 녹색이고 5개로 갈라진다. 화관통은 윗부분이

2개로 갈라져 넓게 벌어지며 암술과 수술은 밖으로 나온다. 열매는 꽃받침보다 짧고 4개로 갈라

진다. 종자는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털이 없다. 민간에서는 포기째 이뇨제로 쓴다.

한국(제주·경남·충남·강원·경기)·일본·중국에 분포한다. - '네이버백과'에서 -

 

 

 

그는 영안실을 가지고 있다

                                              강      수


 1

 데드마스크

 이제 그의 들판에는 바람이 살지 않는다

 눈물 젖은 노을이 들판 한 귀퉁이에 겨우 매달려 있다

 들판이 노을 쪽으로 기울어 진다

 

 2

 들판이 보고 싶다

 쇠뜨기 애기나리 층층둥굴레 무릇 처녀치마 각시원추리 파란여로 사마귀풀

 바늘사초 개보리뺑이 가시엉겅퀴 솜방망이 개쑥부쟁이 쥐오줌풀 각시괴불나무

 쥐꼬리망초 며느리밥풀 누린내풀 자귀나무 눈개승마 너도개미자리 며느리배꼽

 큰개불알풀 촘촘히 흐뭇하게 웃고 있는

 들판이 보고 싶다

 그 속을 깔깔대며 뛰어 다니는 바람의 갈기가 보고 싶다

 구릉을 넘으며 계곡을 넘으며 동굴 속을 휘저으며

 그에게

 잘 생긴 바람 한 마리 잡아다 주고 싶다


 3

 이제 슬픔은 사람들의 눈물샘 속에 자리를 잡는다

 슬픔이 혼절을 할 때마다

 우리는 슬픔을 위로하지만

 사실은, 슬픔이 우리를 위로해주는 것이다

 다 알면서도 애써 모른척 할 뿐

 슬픔은 우리가 흘린 눈물만큼

 몸이 아프다

 

 

 

그는 영안실을 가지고 있다.

                                               강    수

 

 4

 한 채의 영안실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필요한가

 그가 평생 지어오던 영안실의 완성을 축하하기 위해

 어떤 이는 꽃을 보내오고

 어떤 이는 그가 놔두고 간 추억을 보내오고

 어떤 이는 장례비 영수증을 보내온다

 그리고 비로소

 그의 삶은 완성된다



 5

 데드마스크

 이제 그의 들판에는 바람이 살지 않는다

 들판 가득 피었던 꽃들 다 시들고

 태양은 마지막 햇살을 거두어 간다

 다시 그의 들판이 밝아지는 일은 없을 테지

 그의 들판 한 귀퉁이에 모닥불이 타오르는 일은 없을 테지

 영안실 한 채

 문이 모두 닫혀 있다

 그리고 마침표를 찍는다.

 

 

 

                                                      - 북한산에서, 06.9.19. 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