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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늘꽃(바늘꽃과. 2014.7.8. 삼척) 본문

[♡ 나의 발자취 ♡]/▶풀꽃 나무꽃

큰바늘꽃(바늘꽃과. 2014.7.8. 삼척)

자유인ebo 2014. 7. 11. 22:59

큰바늘꽃[산바늘꽃](바늘꽃과. 2014.7.8. 삼척)

 

삼척, 울릉, 청송 등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인풀이다. 높이 1m에 달하며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꽃은 8월에 연한 홍색으로 핀다. 멸종위기 2급 식물, 멸종위기종이다.

 

 

 

 

 

 

 

 

 

 

 

 

 

 

 

 

 

 

 

 

 

 

바늘꽃                            

                    김승기

 

 

손바느질 대신
재봉틀 미싱으로 다 되는 세상
한 땀 한 땀 마음을 깁던 사랑도 가고,
단추 떨어진 와이셔츠
후줄근히 행거에 걸려 있다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저 와이셔츠
누가 단추를 달아줄 것인가
구멍 뚫린 양말 다시 기워 신지 않고
헤질 때까지 옷을 꿰매어 입는 일 없으니,
집이어야 할 반짇고리는 이제 바늘의 무덤
더 이상 소용이 없는 바늘은
미이라로 누워 녹슬어가고
찾아주던 손길도 끊겨
그 무덤마저 허물어진 채로
민속박물관에 진열된 지 오래 되었다
시계도 저울도 디지털로 바뀐 숫자에 눈이 익숙하고
맞춤보다는 브랜드 기성복이 더 멋지다
그래도 단추 떨어지면 바늘로 달아야만 하듯
바늘의 소용가치는 아직 추억을 품고 살아있다
먹던 밥이 체하면 바늘로 손을 따는 민간요법이
소화제보다 효과가 좋다는 것을 아는가
삶이 축축해질 때마다
보송보송하게 기워주던 손바느질,
더는 바느질 필요 없는
하늘 푸른 짱짱한 날 맞이한다고 잊을 수 있겠나
내일도 비바람 가르며
가슴 어둑한 곳에서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