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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의 쉼터
강양항 일출(2014.12.02.경남) 본문
강양항 명선도 일출(2014.12.02.경남)
강양항 일출(日出)
李時明
보라!
장막(帳膜)을 뚫고, 온누리를 밝히는 해오름
장엄하게 용틀임하며, 승천(昇天)하는 용(龍)
서럽도록 눈부신 혁룡(爀龍)의 저 붉은 눈을
금빛융단(絨緞) 수놓은 광야(廣野)
감홍(甘紅)빛, 노을휘장(揮帳) 속을
전설의 새처럼,
유유히 선회하는 갈매기의 선군무(仙群舞)
아!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검지가락의 신기(神技)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여.
어부의 소망(素望)
김근이
어부야
오늘 네 소망은 무엇이더냐
오늘 하로 잡은 고기 가득 싫고
만선의 깃발을 달고
포구로 돌아오는 것이더냐
해 저녁
자라드는 목매인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벗하여
뱃머리에 주저앉아
토막 낸 회 한 점에
소주 한잔 들이키며
오늘 회포를 푸는 것이더냐
듯 없는 세월 건져내어 물 끼 틀어내고
까물 때 묻은 작업복 훨훨 벗어 던지고
뒷산 넘어 골자기 찾아들어
새 안식처 차려
좁아진 하늘 올려다보며
땅에다 남은 생을 묻어 보겠느냐
아서라
바다 같은 너그러움도 없을 터
젖은 옷 말려 입고 바다 앞에 나서
지금 끝 품어온 소박한 마음으로
욕심 없는 작은 소망 풀어
바다에 뿌려 놓고
차곡차곡 주서 담는
알뜰한 삶이 행복 아니 더냐
해 저물어 돌아갈 집이 있고
부모님 그리는 집나간 자식들이 있으니
이 또한 행복이 아니 더냐
어부야
좋은 집에 좋은 차를 타고
호의호식 하고 싶은
소망을 가진 적이 있엇더냐
그것은 소망이 아닌 욕심이 아니 더냐
만선 깃발을 펄럭이며 돌아올
너 이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거늘
너 이 가슴 속에서 요동치는
파도소리를 들어 보거라
너의 마음속에서 고요히 펼쳐지는
바다의 너그러움을 느껴 보거라
그리고 그 바다위에
새로운 소망을 그려 보자 어부야 !
까물때= 바닷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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