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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괴불주머니(천마산, 2010.2.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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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괴불주머니(천마산, 2010.2.3.)

자유인ebo 2010. 2. 10. 09:27

 

산괴불주머니(현호색과) 2010.2.3. 

 

 

 

 

 

이른 봄꽃             
              김숙경

막상
문을 열고나서면 냉하여
아직은 이름 붙이기 어정쩡한 봄날
아프지 않고서는
통회할 수 없었던
죽지 않고서는
재회할 수 없었음을
그래야만 했을 지를 모른 채
언 땅에 안개비가 내립니다

머잖아 다가올
부활의 조우를
전심으로 자축하라
차디찬 안개비가 새벽 내내 내립니다
마음 저 편에
세상에 와야만 하는
깊은 화인이 박혔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윤회의 번제로 와야만 했을지
정말은 모르겠습니다

살갗을 찢으며
마른 가슴을 풀어헤치며
누구에게 바쳐진다고
잔인한 흙바람 뚫고
처절한 몸부림도
속울음도 내색 없이
지상에 발을 딛었습니다
만인의 눈 속에
화려해서 서러운
웃음을 달아주고 있습니다

 

 

* 자유인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