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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 저것 ☜□ /■ 꽃과 글

바늘꽃

자유인ebo 2009. 9. 3. 21:27
 
 
 
 
 
↑ 돌바늘꽃

      바늘꽃 김종제 함백산 외진 길 오르다
      언뜻 보았던 바늘꽃이
      몽골 공터에 사진으로 피었다
      불쾌하게 젖어 있는 것이
      망한 나라의 얼굴 같아서
      저 바늘꽃이
      단군의 수염이었거나
      주몽의 눈빛이었거나
      대조영의 숨결이었거나
      돌부리에 꺾여져 붉게 물들은
      꽃잎 역사가 처량하다
      막다른 바닷가 골목까지 쫓겨났으니
      바늘 같고 가시 같은
      열매가 달린 것 아니냐
      가슴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저 원혼에 찔리지 않고
      내가 버틸 수 있는 경계는
      압록강이거나 북한강이거나
      물 흐르는 어디쯤일까 
      백두산이거나 한라산이거나
      자작나무 서 있는 어디쯤일까
      말 달리던 나라의 옛 터에
      잡초처럼 자라고 있어서
      손바닥에 발바닥에
      바늘이, 가시가 마구 돋아났다
      더 밀려날 곳이 없어서
      더 숨죽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어둠을 틈타 상륙작전을 감행하는
      바늘꽃은 한계선이 없다
      분한 꽃이 대륙을 뛰어 넘었다
            ♡ 자유인eb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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