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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의 쉼터

얼룩무늬비비추(광릉, 2009.6.25.) 본문

[♡ 나의 발자취 ♡]/▶풀꽃 나무꽃

얼룩무늬비비추(광릉, 2009.6.25.)

자유인ebo 2009. 7. 16. 20:26

 

얼룩무늬비비추(백합과) 2009.6.25.                    

 

산지의 냇가에서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꽃은 7~8월에 피고 꽃부리는 끝이 6갈래로 갈라져 약간 뒤로 젖혀지며, 잎에 얼룩무늬가 있어 '얼룩무늬비비추'라 하는 듯 하다.

 

 

 

비비추를 기다리며  / 김수목

 

1.

비비추가 꽃 피우기를 기다린다.
꽃망울은
튀어 나갈 방향을 알 수 없는
아주 작은 럭비공이다.
모두 숨을 죽여 기다리고 있다.
초록빛 꽃받침에 둘러 쌓인 작은 꽃망울.
만져보면 통통하게 물이 올라 있다.
꽉 차 있다.
꽉 차 숨이 막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때
가장 약한 부분을 뚫고
꽃을 피워 올린다.

 

 

 

 

2.
며칠동안 진통만 하고 있다.
이제야 이슬이 비치려나
꽃잎 하나가
꽃망울에서 간격을 힘껏 벌리고 있다.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다.

 

 

 

 

3. 

비비추 비비추 소리를 내며
연보랏빛 깃을 가진 나의 새가
꽃잎을 제치고 튀어 오른다.
스크럼을 뚫고 돌질하는 럭비공이다.

비비추의 너른 잎사귀들이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턱잎 하나 없는 매끈한 꽃대에서
라인아웃도 두려워하지 않은
나의 새는
거침없이 하늘로 오른다.

 

 

- 자유인e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