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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의 쉼터
털머위(흑산도, 2007. 7. 30.) 본문
털머위(흑산도, 2007. 7. 30.)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바닷가 근처에서 주로 자라고 높이 35∼75cm이다.
뿌리줄기는 굵고 긴 잎이 무더기로 비스듬히 서며 잎에는 윤기가 있다.
꽃은 9∼10월에 노란색으로 피는데, 지름 5cm 정도로서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열매는 수과로서 털이 많고 갈색의 관모가 있다.
머위잎에 비 내리다
강 세 화
텃밭 구석배기
버려진 듯 살아 있었구나.
혓바늘 돋는 봄날
우리들 입맛을 다스리지만
채마에 못드는 설움은
아예 잊고 살아 있었구나.
봄날이 찬란해도
나설 데 없는 나날.
싱싱한 잎줄기엔
흐린 하늘도 선명쿠나.
후두둑
오래 참아온 눈물처럼
머위잎 치는 빗방울.
길에 핀 꽃
백우선
산을 오른다
사제비 약수터에서
윗세 오름
한라산을 오른다
돌길, 돌틈으로 내민
깨끗하고 환한 얼굴
쑥부쟁이, 털머위, 좀향유 ……
키를 낮추고
키를 없애고
발길 아래 누워
길이 되고 있다
작은 꽃 더 작아져
온몸을 내준 채
이지러지고 뭉그러지며
향기를 묻히고 있다
바람찬 오르막길
거친 발길을
꽃물로 물들이고 있다
머 위
강 세 화
봄비에 씻어도 어쩌지 못하게
몸이 달아보았나
토담 구석구석 눈물 뿌린 씨앗이
실한 머위잎으로 자라거던
꺽둑 잘라다 쌈을 싸 먹으며
청상(靑孀)에 몸달아 죽은 누이 생각도 하며
뒷맛이 싸아한 그런 맛을 보았나
- eb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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