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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의 쉼터

인동 꽃(수락산,2007. 7. 25.) 본문

[♡ 나의 발자취 ♡]/▶풀꽃 나무꽃

인동 꽃(수락산,2007. 7. 25.)

자유인ebo 2007. 7. 25. 23:58

 

인동(수락산, 2007. 7. 25.)

쌍떡잎식물 꼭두서니목 인동과

 

6∼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쌍으로 피고, 황색과 백색 꽃이 한 줄기에 함께 피어 나중에 황색으로 변하며, 끝이 5개로 갈라지고 그 중 1개가 깊게 갈라져서 뒤로 말린다. 약초로 이뇨, 해열, 소염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동초에 꽃이 피던 날

                              박 우 복


쭈욱 늘어진 하지(夏至)의 햇살 받으며
모내기 하는 엄마를 찾아
어린 동생 등에 업고
젖먹이 길을 나설 때

 

보채는 동생의 울음 따라
등줄기로 흘러 내리는
땀방울에 젖어
산모퉁이 외딴 집
돌담 그늘에서 식힐 때

 

짙은 꽃향기는 빈 가슴을 채우는데
금꽃은 따서 동생 입 속에 넣어주고
은꽃은 따서 내 입에 넣고
허기진 세월을 메꾸는 시간

 

두 눈에서 뚝 뚝 떨어지던
금빛 향기
은빛 향기

 

지금도 인동초가 꽃을 피우면
젖내음에 찌들어 있는
어린 동생의 울음소리 따라
허기진 또 하나의 내가
유월의 하늘을 멍하게 바라 본다.

  

 

 

인동초 

                      곽병술  

 

샛노란 꽃대궁에
분홍 치마 저고리 날리며
넌지시 봄을 손짓하는
네 마음 곱기도 하구나

 

오늘을 꽃피우기 위해
매서운 설한풍에 얼마나 시달려
심장도 얼었을 터인데
인고의 보람 있어
순정의 꽃 곱기도 하다.

 

보슬비에 촉촉이 젖는 네 모습에
오가는 사람들 정겹고
검던 하늘도 환히 밝아진다.

 
 

 

 

忍 冬 茶

                           정 지 용

 


老主人의 腸壁에 
無時로 刃冬 삼긴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여 붉고,

 

구석에 그늘 지여 
무가 순돋아 파릇 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사리다가 
바깥 風雪소리에 잠착 하다.

 

山中에 冊曆도 없이 
三多이 하이얗다. 

 

 

 

 

인동(忍冬) 잎

                                김춘수

 


눈 속에서 초겨울의
붉은 열매가 익고 있다.
서울 근교(近郊)에서는 보지 못한
꽁지가 하얀 작은 새가
그것을 쪼아먹고 있다.
월동(越冬)하는 인동(忍冬) 잎의 빛깔이
이루지 못한 인간(人間)의 꿈보다도
더욱 슬프다.

 

 

  

 

그대 인동초(忍冬草)

 

                          반 기 룡

 


비바람 몰아치고
세찬 눈이 난무해도
굳건한 뿌리 내려
암흑의 땅을 지킨 건장한 파수꾼
갈대처럼 흔들리지 않고
낙엽처럼 쉬이 구르지도 않으며
수많은 언어와  언어를 뚝심으로
견뎌온 강직과 정의의 사도

 

그대가 있었기에 살맛이 났었습니다
그대가 있었기에 기쁨이 있었습니다
더 이상 축 쳐질 어깨도
더 이상 기죽을 일도 없는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서는 그대는
올 때와 갈 때를 아는 멋진 사람입니다

 

멋을 알기에 돌아서는 뒷 모습은
더욱 광채가  납니다
모진 추위에도
굴복하지 않는 꼿꼿한 절개와 강인함의 상징이여
용솟음치는 생명의 원동력이여
그 이름 인동초이어라

 

 

 

- 수락산에서... 2007. 7. 25. ebo -